• 최종편집 2024-06-13(목)
 

노령동물의 증가로 인해 뜨는 분야 중 하나가 동물 재활치료다.

KB금융그룹이 발표한 '2020 한국 반려동물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604만 가구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으며, 그 중 50% 이상이 10세 이상의 노령 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의 절반 이상이 노령 동물이라는 것이다.

노령기 동물은 활동량 감소로 인한 각종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안과, 피부,

구강질환 등의 악화를 보일 수 있다. 노령 동물에게 재활치료가 선택이 아니라 필수인 것도 그

때문이다. 재활치료는 종양이나 암과 같은 외과 수술 후에 술부 회복을 위한 레이저치료와 고압

산소 치료 등으로 환자의 상태를 관리할 수 있으며, 정형외과 수술 후에는 근력을 길러주고 빠

른 회복을 도와줄 수 있다. 특히 노령 동물은 재활치료를 통해 관절의 불편을 줄이고, 장애물 달

리기 등의 훈련을 통해 불편한 부분을 미리 예방해 더 심각한 다른 질환의 예방이 가능하다. 그

외에도 통증과 상관없이 근육을 강화시키거나 피부질환에서 재활치료를 적용할 정도로 동물재

활치료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미국 재활치료 연수 인기

몇 년 전부터 인기를 끌었던 해외 재활치료 연수는 국내 수의계의 재활치료에 대한 관심을 높이

는 계기가 됐다. 미국은 수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취득할 수 있는 전문의과정인 수의스포츠재활

전문의(ACVSMR, American College of Veterinary Sports Medicine and Rehabilitation)가

있을 정도로 국내보다 동물재활 분야가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 받고 있다. 또한 Pet Rehab, K9

REHAB Center, Pawsitive Steps Rehabilitation 등 반려동물 전용 재활센터가 활성화돼 있어

현장감 있는 교육도 가능하다. 국내 수의사들이 미국의 재활치료 연수에 관심이 많은 것도 그

때문이다.

국내 수의사들이 자격을 인정받을 수 있는 미국 동물 재활 코스는 미국동물재활협회(Canine

Rehabilitation Institute, 이하 CRI)와 테네시대학교 주관 재활전문자격(CCRP)을 통해 취득할

수 있는 재활치료전문자격이 있다. 수의과대학을 졸업한 이후에 다시 레지던트 과정을 다시 밟

아야 하는 전문의 과정도 있지만 국내 수의사들의 접근이 어려운 만큼 대부분 미국 재활치료전

문자격(Certificated Canine Rehabilitation Therapist, 이하 CCRT)을 취득하고 있다.

CCRT코스는 동물 해부학과 생리학 등 기초과정부터 물리치료, 운동치료, 스포츠재활, 신경재

활 등의 과정이 있다. 각 과정을 마칠 때마다 시험을 통과해야 다음 단계를 배울 수 있으며 미국

의 재활동물치료센터에서 인턴과정을 마쳐야 자격을 취득할 수 있을 정도로 까다롭다. 1년에 2

차례에 걸쳐 연수 과정이 개최되는 만큼 미국 연수 과정을 수료한 국내 수의사가 많지 않다. 동

물병원을 개원하고 있는 수의사들에게는 시간과 비용이 모두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미국 재활연수를 부담스러워하는 국내 수의사들을 위해 미국 과정과 동일한 교육 코

스가 개설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016년 국내에 개설된 미국의 한방수의학 및 대체보완수의학

전문 교육기관인 Chi University이 바로 그것이다. Chi University는 플로리다 수의과대학의

시에(Dr. Huisheng Xie) 교수가 1998년 미국 플로리다에 설립한 교육기관으로 동물치료에서

체계적인 한방수의학을 접목한 교육이다. 그곳에서 받는 수의침치료과정(CVA)은 전 세계적으

로 표준화된 치료법으로 세계 어느 곳에서나 일정 수준 이상의 동물 한방치료를 가능하도록 하

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외에 한국동물재활학회가 매년 개최하는 학술 컨퍼런스도 이론과 실습을 겸한 동물재활교육

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신 동물재활 치료 트렌드를 소개하는 한편 실습과정을 통해 재활치

료 방법을 터득할 수 있다.

 

인테리어에 변화

반려동물에 대한 재활치료가 늘어나면서 진료실과 재활치료실을 분리시키는 등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는 동물병원도 늘어나고 있다. 부산의 U동물병원은 별도의 재활치료실을 마련하는 리모

델링을 진행했으며, 대구의 K동물병원은 병원을 확장하며 다른 층에 재활치료실을 오픈했다.

이리온동물병원은 한방재활운동센터를 마련해 재활치료와 한방치료, 운동치료를 병행하고 있

다. 수술 후 재활운동치료를 할 수 있도록 수중운동, 도수치료, 레이저치료, 침치료, 초음파치료

등의 시술도 하고 있다.

재활치료에 대한 동물병원의 관심은 진료 동선부터 인테리어까지 변화시키고 있다. 수도권에서

동물병원 인테리어를 주로 하는 K업체대표는 "최근에는 인테리어 설계부터 동물 재활치료실을

별도에 두고 수중치료실을 만들거나 수중 트레이밀을 설치하는 곳이 많아졌다"며 "수의사들의

재활치료에 대한 관심이 과거에 비해 확실히 높아졌다"고 밝혔다. 치료와 재활을 병행한 동물병

원도 생기면서 진료실과 가까운 위치에 도수치료나 레이저치료실 등을 설치하는 곳도 늘어나고

있다.

반면 일부 동물병원에서는 재활치료실을 설치하고 있지만 사실상 운영하지 않은 채 방치하는

사례도 볼 수 있다. 고가의 비용을 들여 수영장을 설치하거나 수중트레이밀을 갖췄지만 진료를

하지 못한 채 공간만 차지하고 있는 것.

K대표는 "재활치료실에 수영 시설까지 설치해 놓았지만 사용하지 않는 동물병원도 있다"며 "재

활치료에 관심은 있지만 전담 직원까지 고용할 여력이 없어 그냥 방치시키는 동물병원도 분명

히 있다"라고 밝혔다. 재활치료는 외과시술에 비해 수가가 낮고 환자 수가 적다 보니 자연스럽

게 후순위로 밀리는 경우가 많다. 원장 혼자서 진료와 수술을 하는 동물병원이 재활치료에 대한

관심이 낮은 것도 그 때문이다.

경기도에서 개원하고 있는 K수의사도 "재활치료는 동물병원의 규모가 어느 정도 있어야 장비나

기구도 설치하고, 전담 스텝을 고용할 수 있다"며 "원장 혼자서 하는 소규모 동물병원은 접근하

기 어렵다"라고 밝혔다. 진단과 수술이 한 곳에서 이뤄지는 동물병원도 장비를 갖추지 못해 재

활치료를 포기하기도 한다. 그러나 최근에는 대학 동물병원에서도 재활치료를 병행할 정도로

대중화되면서 동물병원의 규모만으로 재활치료를 포기하기 어렵다는 것이 수의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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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동물의료센터 재활실 모습, 환자의 자세와 보행을 직접 보면서 진료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해 놓았다. 운동치료를 위한 각종 짐볼과 계단, 카발레티가 준비되어 있다.

 

 

손으로만 재활 가능

현재 동물병원에서 재활치료실을 운영하고 있는 많은 수의사들은 손이나 간단한 재료만으로 동

물 재활 치료가 가능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서범석(로얄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은 "근육이나 신경을 자극할 수 있는 마사지를 할 수 있으며,

얼음이나 핫팩을 이용해서 찜질도 할 수 있다"며 "1인 동물병원 원장도 마음만 먹으면 즉시 재

활치료를 적용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재활을 위한 마사지는 쓰다듬기 기술의 경찰법과 마사지할 조직을 쥐어짜거나 들어올리는 등의

방법으로 시행하는 유날법, 주먹을 가볍게 쥐거나 손바닥으로 마사지할 부위를 가볍게 두드리

는 경타법 등이 있다. 그 외에 수술 후 림프마사지와 유착제거마사지 등 환자의 상태에 따라 다

양한 적용이 가능하다.

최춘기(이지동물의료센터) 원장도 "레이저나 수중런닝머신과 같은 고가장비 없이 할 수 있는 재

활치료가 다양하다"며 "재활치료를 준비하는 수의사가 있다면 고가의 장비보다는 병원에 상황

에 맞는 간단한 재활 치료부터 시작한 후에 고가 장비 구입을 추천한다"라고 밝혔다.

재활치료는 환자와의 믿음과 신뢰를 바탕으로 시술되는 만큼 자연스럽게 환자 뿐만 아니라 보

호자와의 만족을 높여 재방문을 유도하는 효과를 볼 가능성도 높다. 동물재활이 동물병원의 필

수인 것도 그 때문이다.

 

환자마다 다른 치료결과

재활치료가 동물병원에 긍정적인 요소를 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의사들이 재활치료를

접목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수가가 낮고 장기적인 시술을 요한다는 점이다. 예방접종이나 수술

등 기본적인 시술은 정해진 수가가 있고, 그에 대한 효과가 즉시 나타난다. 그러나 재활치료는

시술을 시작해도 언제 그 효과가 나타날지 알 수 없다.

서범석 원장은 "재활치료시 보호자가 항상 물어보는 것이 '언제 정상으로 갈 수 있느냐'란 질문

이다"라며 "나의 대답은 항상 '저도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재활을 하는 것과 하지 않는

것은 분명한 차이가 있습니다'라는 답변이다"라고 말했다. 재활치료를 하게 되면 환자의 상태가

지금보다는 더 좋아지리라는 확신이다. 걷지 못하던 동물이 일어서고 다시 한발씩 걷게 되는 그

과정은 재활치료를 경험한 의사만이 알 수 있다. 환자의 상태와 의지에 따라 재활치료의 효과가

다르게 나타나지만 만족스런 시술 결과가 나타났을 때 그 기쁨도 배가될 수밖에 없다.

최근 사람과 마찬가지로 반려동물의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동물재활 시장도 더 확

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의계의 재활 시장은 이제 시작 단계에 있다.

안혜숙기자 ivetclin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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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재활치료특집 1] 재활치료 트렌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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