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무병원 안과 비대면 진료 시행... 현실은?
에이아이포펫, 건당 15000원 청구, 3개 병원 참여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진료 사업이 시행 2개월을 넘어서고
있다.
지난 해 규제샌드박스 실증 특례를 통과한 반려동물 비대면 진료 서비스는
3곳의 동물병원에서 안과 질환을 대상으로 서비스가 이뤄지고 있다. 사업의 결과에 따라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진료 서비스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만큼 에이아이포펫(대표 허은아)의 비대면 진료에 대한 수의사들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크다.
에이아이포펫이 티티케어앱을 통해 진행하고 있는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진료는 경기도에 위치한 동물병원 3곳에서 시행되고 있다.
앱을 통해 보호자가 스마트폰으로 반려동물의 눈 영상이나 사진 등 이미지를 촬영해서 올리면 AI가 촬영된 이미지와 분석 자료를 실시간으로 동물병원에 제공하는 시스템이다.
모든 반려동물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초진을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재진부터 비대면 진료가 이뤄진다.
안질환 초진을 받은 환자가 비대면 진료를 요청하면 병원에서 환자에 대한 정보를 입력해야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다.
에이아이포펫은 “동물은 사람과
달리 영상 통화 시 카메라에 잘 집중하지 못하고 움직이는 경우가 많아 수의사가 보호자의 설명과 영상 통화 이미지만으로는 환축의 상태를 면밀하게 판단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앱에서 인공지능 기반 촬영 소프트웨어를 제공해 적합한
거리와 환경에서 눈 촬영 이미지를 캡처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동물병원 주치의가 환축의 상태를 빈번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지만 보호자가 자주 병원에 내원하기
어려운 상황이거나 다음 방문까지 환축의 상태를 모니터링하기 위한 목적으로 비대면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유로 서비스로 시범사업 기간 동안 1만5,000원을 환자에게 청구하고 있으며, 그 외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동물병원이 자유롭게 청구가 가능하다.
개 10개, 고양이 6개 이상징후 제공
에이아이포펫이 동물병원에 제공하는 서비스는 동물을 촬영한 영상이나 사진과 함께 AI가 분석한 자료가 제공된다. 이상 징후와 연관된 병변의 위치와
관련 질환 목록 등을 확인해 수의사의 진단에 도움을 주기 위해서다. 현재는 반려견의 각막손상, 안검외반, 안검내반, 유루증
각막혼탁, 충혈 등으로 개는 10가지 항목, 고양이는 6개의 항목에 대한 이상 징후 분석 결과를 받을 수 있다.
업체에서 파악하고 있는 AI 분석 결과에 대한 정확도는 평균적으로
개 94%, 고양이 98%이다.
에이아이포펫측은 “현재는 안과 관련 이상 징후를 개 10가지 고양이 6가지 제공하고 있지만 점차 이상징후와 병변의 위치, 관련된 질환목록 등을 더 늘려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보호자 전용 화면에서는 개의 눈과 피부, 치아 보행 패턴과 고앙이의
눈과 치아에 대한 이상 징후를 확인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동물의 이상 징후를 간단히 고지하고
병변의 위치와 관련 질환 목록 등의 세부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참여 동물병원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동물병원들의 비대면 진료 참여도는 아직까지 낮은 편이다. 안과 질환만 적용되다 보니 환자 수가 적을 수밖에 없는데다 초진을 받은 재진 환자만 비대면 진료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낮은 수가도 발목을 잡는 요인이다. 의과의 비대면 초진 수가가 12,000원~17,000원 대를 형성하고 있어 비대면 재진 수가가
의과에 비해 낮은 편이 아니다. 하지만 대면진료와 달리 약처방을 할 수 없어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는데
그칠 수밖에 없다. 진료행위를 해도 처방이 이뤄지지 않으면 반쪽짜리 진료 밖에 될 수 없음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비대면 진료를 진행하기 위해서는 동물병원에서 보호자와 환자를 앱에 틍록을 해야 비대면 진료를 실시할 수
있다. 병원 시스템과 앱이 연동되지 않다 보니 비대면 진료를 위해 또다른 업무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실증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A동물병원 스텝은 “지금은 비대면 진료 사업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이유는 모르겠지만 원장님이 하지 말라고 했다”라고 밝혔다.
앱을 통해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가 이뤄지고 있다 보니 환자 수도 적고 동물 보호자들도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서 수의계의 관심도 점차 멀어지고 있다.
반면 의과에서는 의료공백을 메우기 위해 정부가 비대면 진료 전면 확대를 발표한 이후 비대면 플렛폼들이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굿낙, 솔닥 등 비대면 진료 플랫폼들은 규제
완화 이후 일평균 환자가 6배 이상 증가했다. 초진 환자의
진료가 가능해지면서 의사와 환자 모두가 비대면 진료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24시간 비대면진료 허용
미국은 다양한 앱을 통해 24시간 원격진료를 받을 수 있다. 수의사와 영상, 음성, 문자
등의 상당을 통해 동물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지만 약물 처방은 재진 환자를 대상으로만 가능하다. 그러나
최근 미국에서 수의사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원격 진료에 대한 규제를 요구하는 법안들이 발의되고 있다. 캘리포니아
주는 그동안 재진환자와 응급 환자에 대해서만 수의사의 비대면 진료를 가능하게 한 법안을 초진 환자에게로 확대하고 있다. 약물 배송에 대한 규제로 풀려는 움직임까지 보이고 있다. 초진 환자에
대한 원격 진료를 금지하고 있던 플로리다도 원격 진료를 확대하는 법안이 하원에 올라와 있다.
미국은 많은 주에서 재진 환자에 대해서만 원격 진료와 약물 처방이 가능하지만 동물병원 예약이 어려워 원격
진료에 대한 수요가 높다. 수의사가 부족한 지역은 1개월
이상 기다려야 동물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어 앱을 통해 반려동물의 상태를 확인하는 보호자들이 많다.
TeleVet, Pet Coach, AirVet, Pawp,
Vetster 등의 앱이 있다. WhiskerDocs은 수의사들과 실시간으로 채팅 또는
이메일을 주고 받는데 39.99달러(약54,000원)를 받는다. 매월
회비를 내는 회원도 16.99달러(약23,000원)의 비용을 추가해야 한다. 일부 동물병원에서는 비대면 진료 수가가 대면 진료 수가에 비해 높은 곳도 있다.
오하이오 클리브랜드에 위치한 Oak Tree Veterinary
Hospital에서는 환자의 방문 진료는 63달러, 원격진료
상담은 88달러의 수가를 받고 있다. 원격 진료 후 약물
처방을 해주고 있어 대면 진료에 비해 수가가 높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병원의 설명이다.
미국에서는 동물병원의 원격 진료에 대한 수요가 많아지면서 미국동물병원협회가 이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을 정도다.
발전하고 있는 웨어러블 기기
웨어러블의 발달은 동물병원의 원격 진료를 활성화시키고 있다.
2024년 1월 10일 현재 미국에 등록한 반려동물 웨어러블 스타트업은 353개 업체로
나타났다. GPS기반 애완동물의 위치를 추척하는 트랙티브는 페이스북과 통합해 사용자가 친구의 반려동물을
보고 사진과 관련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반려견의 활동을 모니터링하고 솔루션을 제공하는 Fi, 반려견의 목에 부착해 위치와 활동, 수면, 운동량 등을 추적하는 핏바크, 등 다양한 제품이 있다.
AI 기술이 접목된 Maven
AI-Vet은 심혈관 질환을 갖고 있는 반려동물의 감시에 최적화된 웨어러블이다. 웨어러블을
통해 심혈관 질환과 피부과적 문제, 내분비장애, 위장문제, 근골격계 질환, 호흡기 문제 등을 조기에 감지할 수 있다. 반려동물의 목에 부착하면 호흡수 변화를 확인해 비정상적인 활동과 휴식패턴, 이상
징후 등이 앱에 표시된다.
또다른 AI 웨어러블인 Anaxeos는
동물의 품종과 연령, 생활 방식에 대한 정보를 입력하며, 반려동물의
심장 문제 가능성과 음식, 칼로리 정보, 육체적 통증, 질병 가능성 등에 대한 변화를 예측하는 제품을 출시했다.
INUPATHY는 반려견의 감정을 색상과 조명으로 실시간으로
보여주는 공감 장치이며, PetPace Collar는 동물의 심박수와 온도, 활동 수준 등을 모니터링해 수의사에게 정보를 전달할 수 있을 웨어러블이다
이처럼 다양한 웨어러블은 수의사에게 정보를 제공해 원격 진료 서비스를 더욱 확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업체들도 비대면 진료 준비 중
국내에서도 반려동물의 비대면 진료를 위해 업체들이 이미 준비를 하고 있다.
에이아이포펫을 비롯해 삼성의 아지냥이, 피펫 등 다양한 업체가 앱을 통해 환자 상담 기능을
갖추면서 활동하고 있다. 앱을 통해 피부와 치아 등의 이상 병변을 알려주는 기능을 갖추고 활동하고 있는
앱도 있는 만큼 반려동물을 대상으로 한 비대면 진료 시장도 정부의 승인만 있으면 언제든지 가능해졌다. 비대면
진료는 동물병원에 많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업체들의 동양과 정부의 정책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