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 리퍼환자 50%이상
50여명의 인력이 상주하고 있는 ‘이승진동물의료센터’
Q. 이승진동물의료센터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15명의 수의사와 간호테크니션을 포함한 50여명의 지원인력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총 600여평의 4층 단독건물로 되어 있으며 약 40대의 주차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1층은 강아지센터로 8개의 진료실과 처치실,조제실, 방사선실과 초음파실, 임상병리실 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2층은 외과센터, CT와 MRI실, 3층은 캣클리닉과 입원실, 4층은 재활치료실과 세미나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Q. 1인 동물병원으로 시작하셔서 지금은 2차 동물병원으로 키우셨는데요. 그렇게 성장하기까지 어떠한 노력을 하셨는지 궁금합니다.
93년에 처음으로 병원을 오픈한 이후 약 10년간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개원 초기에는 소동물임상 초창기라서 어떤 좌표를 두고 병원을 운영할 수 있는 롤모델이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소동물임상이 점차 활성화되면서 15년전부터는 저의 역할과 정체성, 병원의 방향 등을 조정하면서 일관된 방향성을 가지고 추진해온 것이 잘 맞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지금은 병원 내에서 예스맨이 되고자 노력합니다. 의료진의 제안이 있으며 나름 고민한 부분을 최대한 인정해 줌으로써 자존감과 책임감을 높여주려 노력하고 있으며 병원 내의 경영은 의료진이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운영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Q. 2차 동물병원을 표방하고 계시는데, 내원 환자와 리퍼 환자의 비율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저희는 강아지의 예방접종과 심장사상충 같은 예방진료는 하지 않고 있습니다. 다만 고양이는 진료의 특성상 예방 진료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전체 환자 중 리퍼환자 비율은 약 20% 정도로 파악되고 있으며 정형외과는 이중의 50% 이상이 의뢰환자이며 50%이상이 울산이외의 타지에서 내원하고 있습니다.
Q. 2020년 현재의 동물병원으로 이전하면서 어떤 면을 중점에 두고 인테리어를 진행하셨나요?
저희는 외과 위주의 동물병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는 내과환자와 고양이 환자가 많으며 이들 중 일부는 수술을 필요로 하는 환자들입니다. 개원을 하면서 많은 인력과 장비 및 넓은 공간 때문에 의료진 간의 소통 및 편리한 동선의 확보에 주력하였습니다. 1층 강아지 환자와 3층 고양이 환자가 같이 사용하는 CT와 MRI 및 수술실은 2층에 두고 환자와 진료진의 빈번한 이동이 필요한 방사선과 초음파실을 1층과 3층에 별도로 구비해 최소한의 이동과 편안한 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신경 썼습니다. 4층은 재활치료실이 있습니다. 공간 상의 제한 때문에 3층에 입원실을 비치했는데, 3층에서 야간 진료실을 함께 운영해 입원환자와 중환자들을 함께 관리하고 있습니다.
Q. 동물병원에서 수술실을 만들기 위해 갖춰야 할 장비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수술 과정에서 필요한 시설과 장비가 있지만 현재와 같이 다양한 수술이 이루어지는 단계에서는 일목요연한 수술재료의 관리, 무균수술실 확보 및 편안한 수술을 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합니다.
저희는 중환자 및 정형외과 수술이 가능하면서 클린룸 기능이 갖춰진 대수술실, 중성화와 내시경시술을 위한 소수술실 그리고 치과수술실로 이루어져 있으며 수술준비실에는 멸균기와 처치대 및 대기 환자를 위한 입원장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특히 정형외과 수술 과정을 세밀하게 검사하기 위한 방사선실이 별도로 있습니다. 장비는 크게 마취와 모니터링 장비, 리가슈어나 하모닉 같은 수술 과정을 돕는 장비, 일반과 정형외과 수술 기구 등도 필요합니다.
Q. 이승진동물의료센터는 수의사분들이 여러분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환자가 오면 병원 내에서 어떻게 소통이 이뤄지고, 관리되는지 궁금합니다.
예약제로 운영하다보니 외래 환자의 관리가 어려운 점이 있습니다. 주치의 개념으로 환자를 관리하고 있습니다만 주 진료항목 이외의 질병으로 내원할 경우 원내 의뢰시의 소통의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일차적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임상수의사들이 신뢰성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고 이를 바탕으로 많은 대화를 할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을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희는 1층에 8개의 진료실이 일직선으로 배열되어 있고 뒤에 처치실이 있는 데 처치실의 중간지점에 4대의 컴퓨터로 이루어진 데스크탑을 두어 의문사항 혹은 진료들 간의 소통이나 문의해야 할 케이스가 있으면 쉽게 소통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Q. 이승진동물의료센터에 리퍼하는 환자는 어떠한 케이스가 많은지 소개해주세요.
일차적으로 정형외과 수술 의뢰가 가장 많고 그 외 고양이나 심장환자를 포함한 내과환자도 상당수가 있습니다. 최근에는 MRI, CT의 도입과 혈액투석 등으로 의뢰 환자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Q. 리퍼 환자 중 기억에 남는 케이스가 있다면 어떤 환자입니까?
유달리 기억에 남아있는 케이스는 오랫동안 수두증, COMS와 척수공동증이 심하여 타원에서 후두골 성형술을 하였으나 수술 부위의 협착으로 본원에 내원한 케이스입니다. 검진 결과 수두증에 의한 뇌실복강단락술로 티타늄메쉬와 골시멘트를 통한 외과적 처치를 하더라도 척수 공동증이 심하여 증상 호전이 어려울 수도 있었습니다. 보호자에게 상황을 설명한 이후에 수술을 원해 이전에 수술한 돼지점막을 이용한 후두골 성형부위를 모두 제거하고 티타늄메쉬를 이용한 재수술과 뇌실복강단락술을 동시에 수술했습니다. 다행히 성공적으로 마친 케이스로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Q. 수술은 크게 내과와 외과 분야로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병원에서 가장 많이 이뤄지는 내과와 외과 수술은 어떤 항목인가요?
내과와 외과보다는 연조직 수술과 정형외과 수술로 나누는 것이 옳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정형외과 수술은 슬개골 탈구, 십자인대 단열, 골절 및 기타 정형외과 그리고 디스크나 환축추같은 신경계수술이 다수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연조직 수술은 자궁축농증, 유선종양이 많고 담낭 신장적출술, SUB, PDA, PSS, 이물제거술이 많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외 고양이 진료가 많으므로 전발치같은 치과수술도 많은 편입니다.
Q. 외과 수술에서는 어씨스트인 동물보건사의 역할도 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수술실에서 동물보건사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알려주세요.
거의 절대적이라고 할 수 있는 데요. 예전과 달리 많은 장비와 기구의 관리, 기본수술과 정형외과 수술재료의 관리를 하기 위해서는 동물보건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특히 수술실관리와 수술 후 기구의 세척과 멸균뿐 아니라 일정 정도의 수술보조 등 갈수록 동물보건사의 역할이 커질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사회활동을 많이 하고 계신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떤 활동을 하고 계신가요?
약 9년전 수의사회장을 자임하면서 선배 수의사로써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였고 실천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국회의원 후원을 통한 가축 위생소법 개정, 지난 해 개소한 국내 최초의 반려동물문화센터도 저희의 정책제안을 통해 이뤄졌습니다. 현재는 울산을 반려친화도시로 만들기 위한 정책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얼마전 윤석열대통령 취임식 때에는 국민희망대표 20인에 선정돼 대통령과 함께 단상을 오르는 영광스러운 기회를 가졌습니다.
Q. 마지막으로 외과를 전공하고 싶어하는 수의사를 위한 조언 부탁드립니다.
수술을 할 수 있는 것과 실제로 하는 것은 차이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신속하고 빠르게 시술하여 마취시간의 단축과 합병증을 줄이는 것도 생각하여야 할 것입니다. 수술에 대한 지식의 습득도 중요하지만 일정 수준 이상의 기본 수술 과정을 먼저 숙달하는 것이 중요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골절수술을 하는 데 있어서 플레이트 밴딩과 나사삽입은 누구나 할수 있지만 얼마나 빨리 정확하게 할 수 있느냐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기본 수술 과정을 숙달한 상태에서 수술을 하면 수술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또 그러한 과정을 통해 다양한 변수를 겪음으로써 수술 중에 일어나는 신속한 대처가 가능합니다. 외과의로 성장하는 데는 지식을 기반으로 한 경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안혜숙기자 ivetclin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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