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2(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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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은 다른 의료기관에 비해 프리랜서 및 계약 직원이 많은 직종이다. 입원실과 24시간 운영하는 동물병원은 주간과 야간에 교대 근무를 하는 곳이 많아 계약직 수의사를 고용하기도 한다. 

프리랜서나 계약직은 근로 형태는 다르지만 1년 이상 근무하면 퇴직금 지급 대상이 될 수 있다.

고용노동부의 퇴직금 지급 기준에 따르면 ‘계속 근로기간이 1년이상이며, 4주간을 평균하여 1주간의 소정 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 프리랜서나 일용직 근무자도 1년이상 근무를 했다면 퇴직금을 지급해야 한다. 퇴직금의 지급이 정규직이나 계약직, 프리랜서 등 고용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는 게 아니라 1년 연속 근무와 1주일에 15시간 근무이기 때문이다. 근무 형태에 따라 퇴직금 대상 여부가 달라지는 것이다.


프리랜서 수의사

프리랜서로 근무한 수의사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로 근로를 했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정규직과 달리 프리랜서 수의사는 매월 3.3%의 세금을 제외하고 임금을 받으며, 종합소득세 신고 대상이다. 정규직과 고용 형태는 다르지만 1년 이상 주 15시간 이상 근무를 했다면 프리랜서 수의사도 퇴직금 대상이 될 수 있다. 다만 근로자로 인정을 받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다. 

고용노동부의 근로자 인정 기준에 따르면 계약기간 동안 특정 장소에서 특정 시간대에 근무를 했는지, 대표 원장의 지시를 받거나 업무 감독을 받았는지, 작업 도구가 고용인에게 귀속돼 있었는지 등을 판단한다.

프리랜서 수의사가 매일 동일한 시간에 출근과 퇴근을 하고 대표 원장의 지휘와 감독 아래 1년 이상 근무를 했다면 퇴직금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프리랜서로 계약을 했지만 정규직과 동일한 업무를 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도 근로자 인정

법원이 프리랜서를 퇴직금 대상인 근로자로 보는 기준에서 중요하게 판단하는 것이 ‘사업주의 지휘 및 감독아래에 있는지’이다. 사업주의 지휘 아래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을 했다면 출퇴근이 일정하지 않아도 근로자로 볼 여지가 있다.

1심에서 프리랜서 아니운서의 근로자성을 부정하는 판결을 했던 재판부의 판결이 2심에서 바뀐 사례도 있다. 강릉 KBS프리랜서 아나운서인 A씨는 정해진 출퇴근 시간이 없이 단체 대화방에서 뉴스 진행 일정을 조율하며 근무를 했다. 평일에는 강릉방송국, 주말에는 춘천방송국으로 출근하며 스케줄과 주말 당직 근무를 했으나 근로계약 기간이 연장되지 않아 해고되자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프리랜서 계약에 업무상 지휘및 감독 규정이 없고 방송 진행 시간 외에는 자유롭게 방송국을 이탈해 시간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며 근로자로 볼 증거가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A씨의 출퇴근 시간이 KBS가 편성한 방송스케줄에 따라 정해졌고, 휴가 일정이 KBS에 보고 관리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인 점을 보면 A씨는 KBS의 근로자”라고 판결하며 1심의 판결을 뒤집었다.

근무 시간이 자유로웠던 프리랜서 미용사에 대해서도 법원이 근로자로 판단한 사례가 있을 정도로 법원은 고용주의 지휘 감독 아래에서 근무를 했는지를 중요한 판결의 근거로 삼는다. 

수술이나 진료를 위해 2년 이상 주 15시간 근무를 한 프리랜서 수의사도 원장의 지휘 감독 아래 근무를 했는지에 따라 퇴직금의 인정 여부가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용 계약서와 형태가 중요

동물병원에서 미용사로 근무하는 프리랜서 노동자도 원장의 지휘와 감독을 받으면서 주 15시간 근무를 했다면 근로자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고용주는 매월 근로소득세를 제외하고 임금을 지불했더라도 1년 이상 근무자에게 퇴직금을 지불해야 한다.

만약 프리랜서나 계약직 근로자가 퇴직금을 받지 못했다면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제기할 수 있다. 이때는 근로자가 직접 고용 형태와 근로 시간 등에 대한 증거를 제시해야 한다. 근로계약서에 근무 시간이 명확하게 표시돼 있거나 원장의 지휘 감독을 받는다는 내용이 있다면 좋다.

최근 법원이 개인사업자로서 특정 조직에 전속되지 않고 자신의 기술과 능력을 이용해 독립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프리랜서를 근로자로 판결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따라서 근로계약서를 꼼꼼하게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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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수의사 퇴직금 판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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