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5-04-21(월)
 

“반려동물 암 치료제 시장이 2021년부터 2028년까지 매년 9.1%씩 성장해 2028년 4억3,876만달러 (약5,943억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시장조사 기관 Data bridge Market Research가 발표한 세계 반려동물 암 치료 시장 규모다. 반려동물의 암 유병률 증가와 연구 개발 비용의 증가, 입양 트렌드 변화 등으로 인해 반려동물 암 치료 시장의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반려동물 암 치료 시장이 커지면서 반려동물 전용 항암 치료제와 장비 등이 등장하고 있다.

 

암환자 수술도 증가

반려동물의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검진 키트의 증가는 암 환자를 조기에 발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종양표지자 검사를 통해 의심이 되는 양성질환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는 애니스캔, 반려동물의 악성종양 조기 진단 키트인 펫디 등 3~4개 업체가 암 진단 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확성이 크게 향상된 인공지능 기반 반려견 암 검사 키트도 개발되고 있을 정도로 보다 빠르고 정확하게 암을 진단할 수 있는 제품이 출시되고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암 진단 키트의 증가가 암 환자 확대로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다. 동물의 행동이나 피부 등의 이상 증상으로 동물병원을 방문했다가 암을 발견하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서울 서초구의 A동물병원 K수의사는 “수술 환자의 20% 정도가 암 절제 수술이다”라며 “건강검진 후에 암이 발견되거나 이상 증상으로 내원했다가 암이 발견되는 환자가 대부분이다”라고 밝혔다. 과거에 비해 암 수술이 많아졌지만 암을 의심해서 동물병원을 찾는 반려인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또한 개원가에서 시술하는 암 종류도 다양하다.

일반적으로 반려견의 암은 림프절 종양이 가장 흔하며 혈액암, 뼈 암 순으로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개원가에서 특별히 많이 발견되는 암은 없었다.

K수의사는 “유선 종양은 보호자가 이상을 느껴서 병원을 찾아왔다가 세포검사로 확진 해 수술하는 경우가 많고, 간 종양은 초음파 검사를 하다가 발견되는 사례가 있다”며 “상황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건강검진과 암 환자의 관련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라고 밝혔다.

건강검진이 많아지면서 암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로 이어지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까지 개원가에서 피부로 느끼는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이다.

 

다양해진 암 시술

국내 동물병원의 암 치료는 크게 수술요법과 항암 화학적 치료, 방사선 치료로 구분할 수 있다. 암을 절제하는 외과적 수술을 기본으로 하고 있으며, 종양의 위치나 크기에 따라 중요한 신경이나 혈관과 밀착이 심한 경우 혹은 전절제시 장애가 생길 가능성이 높은 환자의 경우 종양을 일정 부분 남기고 경과를 관찰하거나 방사선치료, 감마나이프 등의 방사선 수술을 추가하고 있다.

암을 완벽하게 절제하기 어려운 환자에 도입하는 사이버 나이프와 감마 나이프는 CT나 MRI 등을 통해 정확한 위치를 파악한 후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사이버 나이프는 간이나 폐와 같이 호흡의 영향을 받는 장기에 발생한 종양을 치료할 때 로봇 암이 호흡에 따른 종양의 위치 변화를 자동으로 추적해 방사선을 조사한다. 치료 시간도 짧고 주변 조직에 대한 부작용은 낮출 수 있다.

감마나이프 방사선 수술은 피부절개 없이 고에너지의 감마선을 병변 부위에만 집중시켜 조사해 병변 부위만을 치료하는 것이다. 돋보기로 햇빛을 모아 종이를 태우듯 감마선을 이용해 종양을 태우는 원리로 병변의 위치를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이버나이프나 감마나이프는 절제 없이 시술이 가능한 장비다. 수술이나 절개없이 시술이 가능하면서도 부작용이 거의 없어 시술 후 만족스런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그러나 고가의 장비로 인해 일부 동물병원에서만 시술되고 있다.

광역학 치료에 레이저를 이용는 동물병원도 있다. 헤마토포르피린 파생물 혹은 2세대 감광제를 투입해 암의 위치를 확인한 후에 광역학 레이저로 암 부위만을 선택적으로 조사하는 방법이다. 레이저에 따라 조사 시간을 미리 자동으로 설정해 술자의 편리성을 높인 제품도 등장했다. 피부와 구강, 식도, 위, 폐, 유선, 방광 등 다양한 암 수술에 사용되고 있다.

광역학 치료는 기관지, 위장관 등을 폐쇄하여 생명에 위협을 가져오는 경우, 수술이 불가능한 고령자, 전신 허약자 등을 대상으로 시술되고 있다. 최단시간 내에 종양 자체를 제거하는 데 유용하다고 알려져 있다.

 

방사성동위원소 치료

노령 고양이에게 흔히 발생하는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를 위해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도입하는 동물병원도 나타나고 있다.

방사성요오드를 주사한 후 방출되는 β선으로 주위 조직에 영향 없이 갑상선을 치료하는 원리이다. 요오드를 좋아하는 갑상선 조직과 갑상선 암조직의 특성을 이용하는 치료로 저요오드식을 통해 잔존해 있는 갑상선 조직과 갑상선암 조직이 요오드에 굶도록 한 이후 요오드에 방사선을 붙인 약물이 남아 있는 잔존 조직 및 암세포에 흡착해 파괴하는 방식이다.

갑상선의 일부가 남아 있는 경우에는 정상 갑상선의 기능 저하를 가져와 방사선 요오드 치료를 시행하지 않으며, 갑상암이 주위 조직으로 진행되었거나 폐, 뼈, 척수, 뇌 등과 같은 조직으로 전이가 된 경우, 향후 갑상선암이 재발될 가능성이 높거나 재발한 경우 등에 국한해 시술한다. 갑상선에 흡수되지 않은 요오드는 오줌, 땀, 침으로 배설된다. 수술없이 갑상선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어 반려인들의 만족도가 높다. 반면 방사선을 투여해야 하는 만큼 시설 규정이 까다롭다.

방사성동위원소 치료를 위한 허가 및 특수 시설이 갖춰져야 방사선치료를 할 수 있다.

 

방사선치료기 등장

동물병원에서 방사선치료가 가능한 장비를 도입하는 병원들이 생기면서 항암 치료 방법도 다양해지고 있다.

방사선치료는 신체에 방사선을 조사해 암을 소멸시키는 암 치료 방법으로 방사선 치료 장비가 필수적이다. 치료방법은 종양의 크기, 침윤 정도, 종류, 조직학적 분화 정도, 방사선 선량, 종양의 방사선 반응성 등에 따라 달라진다. 또한 종양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방사선치료를 단독으로 시행하거나 약물치료 및 수술요법을 병행하여 시행할 수 있지만 고가의 장비를 사용하는 만큼 일부 동물병원에서만 도입하고 있다.

서울동물영상종양센터, 에스동물암센터, 서울대동물병원 등이 방사선치료기를 도입해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동물병원에서 도입하고 있는 방사선치료기는 암 덩어리 속 혹은 주변에 직접 방사성동위원소를 넣는 것으로 가속기를 사용하는 치료와는 달리 정상 조직으로의 방사선량은 최소화하면서 암에 대한 방사선량은 최대화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다. 방사선치료기와 CT 등의 고화질 영상장치 기능이 하나의 시스템에 들어가 있어 치료 전 종양 부위의 실시간 위치를 영상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 정확한 치료가 가능하다.

동물병원들이 도입한 고가의 방사선치료장비는 방사선 치료 전에 내장한 CT를 촬영해 방사선 치료 부위가 종양 부위에 정확히 조준이 되었는지 확인하는 영상유도방사선치료가 가능하며, 종양의 크기와 모양, 수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여러군데 흩어져 있는 암들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나선형 방사선치료 장치 등 다양한 기능을 갖춰져 있어 환자별 맞춤형 암치료가 가능하다.

종양의 크기가 작고 침윤이 낮은 뇌종양이나 척수종양 뿐만 아니라 전신에 암이 퍼져 있는 환자에까지 적용할 수 있어 최적의 암 치료를 할 수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도 일부 3차 의료기관에서만 도입하고 있을 정도로 고가에 판매되고 있어 일부 동물병원에서만 시술이 되고 있다.

 

동물 암 치료 약물

암치료의 또다른 방법인 항암치료는 인의용 제품을 대부분 처방하고 있다. 동물용의약품 수출연구사업단이 2019년 발표한 글로벌 반려동물용 의약품 동향에 따르면 “동물 암 치료에 사용되는 많은 약품들이 존재하지만 동물 사용을 위해 구체적으로 승인된 것은 없다”라고 밝혔다. 2019년까지 미국과 유럽에서 동물전용 암치료제로 승인된 제품은 없었으나 당시 조건부로 승인되던 약물들이 최종 승인받으면서 반려동물 전용 항암제가 출시되고 있다.

팔라디아(Palladia;Zoeits)는 수용체 티로신 키나아제 억제제로 반려견의 비만 세포 치료에 사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표적 치료제로 키트 티로신 키나아제의 억제를 통해 항혈관 신생 효과도 있는 약물이다.

반려견의 비만 세포 종양 치료에 사용되는 또다른 약물인 Masitinib mesylate(Kinavet;AB Science)는 항증식성과 세포사멸 촉진 활성이 있는 C-Kit 억제제이다. 흑색종과 다발성 골수종 위장관암, 췌장암, 알츠하이머, 다발성 경화증,류마티스 관절염 등에 처방되고 있다. 2009년부터 유럽에서 사용된 약물이지만 전신 비만세포증과 근위축성 측삭 경화증 치료제에 대한 승인이 거부되면서 논란을 가져오기도 했다.

반려견의 흑색종 세포를 예방하는 DNA백신 ONCEPT(Canine Melanoma Vaccine)도 있다. ONECEPT은 외래 단백질에 대한 면역 반응을 자극하는 백신이다. 개 흑색종 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질인 티로시나아제는 정상적인 개 세포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위험 단백질을 건강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도록 개의 면역 체계를 훈련시키는 백신이다. 개의 국소 종양 세포를 치료하기 위한 외과적 수술 혹은 방사선 요법과 병행하면 개의 생존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

TanoveaⓇ(rabacfosadine 주사)도 2016년 미국에서 조건부로 허가를 받았다가 2021년 7월 FDA가 승인한 최초의 림프종 치료제다. 림프종에 관여해 급속하게 분열하는 암 세포안에 축적돼 DNA 합성을 억제하고, 세포 분열을 방해하고 사멸을 유도한다. IV주입으로 총 5회까지 투약이 가능하다. 

이처럼 미국과 유럽에는 반려동물 전용 암 억제제나 치료제가 출시돼 있는 반면 국내는 아직 반려동물 전용 항암제가 없어 인의용 제품을 동물에게 사용할 수밖에 없다.

 

로컬과 대형 동물병원 차별 치료

미국과 유럽에서는 수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동물용 항암 치료제가 있어 다양한 약물 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해외에서 허가받은 동물 전용 제품도 국내에는 출시가 되지않아 인의용 약물의 의존할 수밖에 없다. 세계적인 동물의약품업체인 D측은 “해외에서는 동물용 항암제가 있지만 아직 국내는 판매되지 못하고 있다”라며 “미국에서 조건부로 판매되는 제품이라서 국내 허가를 받기까지 최소 1년은 걸릴 것 같다”라고 밝혔다.

국내에서도 박셀바이오, 에이치엘비, 신테카바이오 등이 동물용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출시를 하기까지 몇 년이 걸릴지 알 수 없다. 수의사들이 암 수술 후에 인의용 항암제를 먹이거나 방사선 치료를 유도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다.

게다가 반려동물의 방사선 치료가 가능한 곳은 전국에서 손으로 꼽힐 정도로 적은 동물병원 뿐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동물병원에서 암 수술 후에 방사선치료가 가능한 동물병원으로 환자를 보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에스동물메디컬센터는 “내원 환자의 90%가 전국 동물병원에서 리퍼하는 환자”라며 “방사선치료기를 구매하면서 방사선치료와 항암, 수술 등의 치료가 다양해졌다”라고 밝혔다.

방사선 치료가 가능하면 보다 다양한 치료 프로토콜을 세울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동물병원에서는 수술과 항암제 투여

만 가능하다.

동물용의약품 수출연구사업단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면역치료와 독성요법 등의 다양한 약물이 개발되고 있으며, 일부 제품은 이미 미국과 유럽에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고가의 비용으로 주사제 보다는 약물 치료가 활성화 돼 있는 상황이다. 국내도 다양한 항암제가 개발되면 동물병원의 암 치료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안혜숙기자 ivetclin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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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병원 암치료 특집1] 동물병원 암 치료시장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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