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2(목)
 

‘카바페넴류’ 항생제 전세계 공포

내성 치료위해 ‘콜리스틴’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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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생물질(Antibiotics)

1. 베타-락탐(β-lactam antibiotics)계

일단 치과영역에서 가장 빈번히, 그리고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되는 항생물질은 β-lactam계열이다. ‘베타-락탐계열 항생제(β-lactam antibiotics)’란 모두 베타-락탐 핵을 분자구조 내에 포함하고 있으므로 붙여진 이름이다. 여기에는 페니실린 류(Penicillins), 세팔로스포린 류(세파계: Cephalosporins), 모노박탐 류,(Monobactams), 카바페넴 류(Cabapenems) 등이 있으며 주 작용기전은 전술한 바와 같이 세균의 세포벽합성 억제이다. 이는 세포벽 합성과정 중에 펩타이드결합 억제작용, 즉 6-aminopenicillinanic acid나 7-aminocephalospolanic acid로 세포벽Peptidoglycan의 cross-linking과정에서 이에 대체됨으로써 세균의 생체활성을 차단하여 불활성화 시키는 것이다. 세균은 세포벽의 구조적 차이에 따라 gram양성균과 gram음성균으로 나눈다. 

 

Gram양성균은 세포벽이 하나의 thick peptidoglycan으로 구성되어 있고 gram음성균은 세포벽이 thin peptidoglycan외에 외막(outer membrane)이 한층 더 있어 두 개로 구성되는데 두개의 막 사이에 주변세포질 공간(periplasmic space)이 존재한다. 그리고 여기에는 각종 물질이 왕래하는 통로(porin)가 산재해 있다. 

 

두 세균 모두 세포벽 안쪽에 세포질 막(cytoplasmic membrane)이 있는데, 이곳에는 ‘유출펌프(efflux pump)’와 ‘penicillin 결합단백(penicillin binding protein, PBP)’이 존재한다. ‘Peptidoglycan’은 세포벽의 구성 성분으로 peptide 결합에 의해 서로 연결된 glycan 단위의 중합체이다. 즉 ‘N-acetylglucosamine(NAG)’과 ‘N-acetylmuramic acid(NAM)’가 서로 연결된 중합구조(기둥)와 NAM에 달려있는 4개의 아미노산 사슬 그리고 이를 연결하는 peptide까지 그물망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여기에 분포하는 ‘penicillin binding protein’에 6-aminopenicillinanic acid나7-aminocephalospolanic acid가 대체 binding 함으로써 세균의 활성을 저해,세균을 사멸시킨다. 원래의 β-lactam계열 항생물질은 주로 그람양성균에 주로 효과를 나타냈으나 페니실린분자에 아미노산 기를 추가시켜 항균효과를 증강시킨 반 합성 페니실린 류, 즉 앰피실린(Ampicillin)이나 아목시실린(Amoxicillin)이 만들어졌는데 이들은 페니실린과는 달리 그람음성균이나 혐기성 균에도 항균효과를 보유한다.

1980년대 초에 그람음성균의 페니실린 결합단백질 Ⅲ을 선택적으로 저해하여 페니실린 내성균에 효과를 발휘하는 ‘모노박탐(Monobactams)’ 계열의 항생제가 처음 개발되었다. 호기성그람음성 간상세균에 의해 아제티디논 환의 1위 질소가 황산화 함으로써 단환성 β-락탐계 항생물인 모노박탐이 생성되는 것을 발견하고 ‘모노박탐계 항생물질(monobactam antibiotics)’로 총칭하게 되었다. 모노박탐계는 베타락탐 고리 단독으로만 구성된 약제로 그람음성균에 대한 항균력이 매우 좋은 반면에 그람양성균이나 혐기성 세균에는 항균력이 약하다.

 

베타락탐 항생제에 과민반응을 보이는 환자에게 다른 베타락탐 항생제를 사용하는 것은 교차 과민반응 때문에 위험성이 있지만 모노박탐은 베타락탐 구조를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베타락탐 항생제와 교차과민반응을 보이지 않기 때문에 안심하고 병용요법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을 보유한다.

 

한편 이보다 더 진보된 ‘항 슈도모날 페니실린(Anti-pseudomonal Penicillin)’계열인 ‘피페라실린(Piperacillin)’, ‘메즐로실린(Mezlocillin)’, ‘타이카실린(Ticarcillin)’등은 그람양성균보다 그람음성균이나 혐기성 균에 강력한 항균효과를 보유한다. 또한 근래에 개발된 새로운 β-lactam계열의 항생물질인 ‘메티실린(Meticillin)’은 반코마이신(Vancomycin)을 대체할 만큼 효과적인 베타락탐계의 항생물질이지만 ‘메티실린내성 황색포도 알균(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MRSA)’이 발현하면서부터 다시 반코마이신에게 밀려사용량이 감소하였다.

 

세파(Cephalosporins)계 항생물질은 하수도에서 발견된 ‘Cephalosporiumacremonium’이라는 미생물에서 추출해 낸 항생물질이다. β-lactam계 항생물질에 대한 내성을 나타내는 원인물질로써 내성균들이 보유하는 내성유발 효소인 ‘페니실리나제(Penicillanase)’와 ‘베타락탐아제(β-lactamase)’에 안정성을 보유한다. 또한 그람양성균과 그람음성균 모두에 광범위한 항균 스펙트럼을 가지지만 그람음성균에 더욱 강력한 효과를 발휘한다. 세파(Cephalosporins)계 항생물질의 항균력을 살펴보면 우선 제 1세대인 ‘세팔로딘(Cephalothin)’이나 ‘세파졸린(cefazolin)’은 그람양성균에만 효과를 보였고 제2세대인 ‘세퓨록심(Cefuroxime)’, ‘세폭시틴(cefoxitin)’, ‘세포테탄(Cefotetan)’, ‘세파만돌(Cefamandol)’ 등은 그람양성균과 그람음성, 그리고 혐기성 균에도 동일한 항균효과를 보였다. 이보다도 더욱 새로워진 제 3세대 세파계 항생물질로는 ‘세포탁심(Cefotaxime)’, ‘세트리악손(Cetriaxone)’, ‘세포페라존(Cefoperazon)’, ‘셉타지딤(Ceftazidime)’ 등이 있는데 이들은 제 2세대와 비슷한 항균력을 갖지만 특히 그람음성균에 더욱 강력하게 작용한다.

 

세포막을 파괴하는 또 다른 항생제로는 ‘polymyxins’과 ‘daptomycin’이 있다. Polymyxin은 ‘cationic cyclic polypeptide’로 구성되는 화학적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lipopolysaccharide에 친화성이 높아 잘 결합하므로 세균의 세포막을 직접 파괴하여 세균을 사멸시킨다. 또한 ‘daptomycin’은 칼슘과 함께 세포막에 구멍을 내어 세포 내 내용물, 특히 칼륨을 누출시킴으로써 세포막을 탈분극 시켜 세균을 사멸시킨다.

 

2000년경에는 세팔로스포린이나 다른 베타락탐계열의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균주에 매우 효과적인 ‘카바페넴(Cabapenems)’류가 새로 개발되었다. 카바페넴 류는 베타-락탐계열 항생제에 속하지만 그보다 항균스펙트럼이 훨씬 광범위하다. 카바페넴류는 항균영역이 가장 넓은 항생제로 그람양성균, 그람음성균 및 혐기성 세균에 모두 항균력이 강력한 항생제이다. 10여 년 전부터 사용되고 있는 ‘이미페넴(imipenem)’은 신장에서 가수분해 된다는 점과 중추신경계에 부작용이 있다는 단점이 있지만 근래 들어서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한 ‘메로페넴(meropenem)’ 등이 개발되어 있다. 현재까지 출시된 카바페넴류의 종류에는 ‘이미페넴(Imipenem)’, ‘메로페넴(Meropenem)’, ‘에르타페넴(Ertapenem)’, ‘도리페넴(Doripenem)’ 등이 있는데 현존하는 항생제 가운데 최후의 수단으로 평가 받는 카바페넴 류가 사실상 새로운 내성균에 뚫린 것으로 알려지면서 전 세계가 항생제 내성균(슈퍼박테리아)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최근 발현하는 카바페넴 내성 균주에 의한 감염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고전적인 항생물질인 ‘콜리스틴’을 사용하는 방법이 있다. 원래 콜리스틴은 일본에서 개발된 항생물질로써 일본 후쿠시마현(福島縣)의 토양 속에서 ‘고야마(小山) ’등(1950년)에 의해 분리된 것으로 ‘폴리믹신’계 항생물질의 하나이다. 

그람음성균에 효과가 있기는 했지만 신독성이 너무 강해서 사용되지 못하고 사장되었는데 다시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다양한 항생제에 대한 내성균이 범람하면서 부터이다. 그동안 사용되지 않았던 콜리스틴은 현재의 슈퍼박테리아들이 한 번도 접해본 적이 없어 미처 내성을 갖추지 못하였으므로, 비록 역설적이긴 하지만 근래에 이들을 제압하는데 매우 유용한 항생물질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 알균(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MRSA)’이 1990년대 초에 처음 나타난 이후 병원 내(원내) MRSA 감염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원외) MRSA 감염까지 보고되었고 2000년대에는 전 세계적으로 지역사회 MRSA 감염이 광범위하게 확산되었다. 이처럼 MRSA가 점차 증가하면서 반코마이신의 사용이 다시 증가하게 되었고 정제기술의 발달로 부작용도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다가 1996년 vancomycin에 중등도의 내성을 보유하는 ‘황색포도 알균(vancomycin intermediate S. aureus, VISA)’이 처음 발견되었고 2002년에는 vancomycin에 고도의 내성을 보유하는 ‘황색포도 알균(VRSA; Vancomyc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이 보고되었다.

 

 

2. 글리코펩타이드(Glycopeptide) 류

‘반코마이신(Vancomycin)’으로 대표되는 이 계열의 항생제는 세균을 구성하는 세포벽의 벽돌에 해당하는 ‘D-alanine 잔유기’에 결합하여 ‘NAG-NAM 반복중합체’ 형성에 관여하는 ‘glycosyl 전이효소(glycosyltransferase)’의 작용을 방해하여 살균작용을 한다. 즉tricyclic glycopeptide가 세균의 세포벽과 결합하는 길항제로 작용함으로써 glycopeptide polymerization을 저해, 세균활성을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갖는다.

 

반코마이신은 보루네오 섬의 토양에서 발견된 ‘Streptomyces orientalis’ 에서 유래되었는데 처음에는 완전정제가 어려워 부작용이 많았지만 1954년 개발된 후 1958년부터는 임상에서 주로 기존 항생제에 내성을 갖는 균주를 제압할 목적으로 사용 되었다. 비록 β-lactam계열은 아니지만 항생물질의 남용으로 최근 발현하고 있는 슈퍼박테리아, 즉 강력한 내성균(MRSA; methicill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 infection)에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항생물질이다. 이후 반코마이신은 중환자실 환자, 항암요법 후의 백혈구감소증 환자, 인공관절 또는 심장판막수술을 시행한 환자들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었다. 이처럼 초창기에는 주로 페니실린에 내성이 있는 포도 알균에 의한 감염증의 치료에 사용되었으나 반코마이신보다 부작용이 더 적은 ‘메티실린(Meticillin)’이 등장하면서 그 사용량이 급격히 감소되었다. 그러나 반코마이신 저항균류인 ‘VRSA(Vancomycin-resistant Staphylococcus aureus)’가 최근 많이 나타나고 있다.

VRSA에 의한 감염증에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제중의 하나인 ‘리네졸리드(Linezolid)’는 최초의 ‘oxazolidinones’으로 50S ribosome subunit와 결합하여 ‘tormyl-methionyl transfer RNA’와 30S ribosome이 함께 이루는 단백질 합성의 초기 단계를 방해한다. 즉 다른 항생제들은 단백질 합성과정 중 ‘신장주기(elongation cycle)’에 작용하지만 이 약제는 세균의 단백질 합성 전 단계에 작용함으로써 단백질 합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하는 기전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기전 때문에 기존의 항생제들과 교차내성을 갖지 않아 병용요법이 가능한 큰 장점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테이코플라닌’은 ‘Actinoplanes teichomyceticus’ 에서 추출된 새로운 항생제이다. 반코마이신이 정맥주사만 가능한데 비해 테이코플라닌은 근육주사도 가능하고, 반코마이신의 부작용인 “red-man syndrome”도 잘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반감기가 반코마이신보다 길어 하루 한 번의 투여가 가능하다.

 

한편 미 FDA는 2014년 5월 항색포도 알균 및 화농성 사슬 알균 등의 몇몇 민감성 세균들에 의해 유발된 ‘급성 세균성 피부 및 연조직 감염(acute bacterial skin and skin structure infection, ABSSSI)’에 사용하는 최신의 항생제 신약으로 반합성 glycopeptides인 ‘달반스(Dalvance®, 성분명: 달바반신, dalbavancin)’와 ‘오르박티브(Orbactiv®, 성분명: 오리타반신, oritavancin)’를 승인하였다.

다음호 계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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