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0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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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의 수의사가 개원하고 있는 동물병원이 전체 동물병원의 73%를 차지하고 있다. 수의미래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충북과 경북, 경남 등 대동물 진료가 많은 지방을 제외한 특별시와 광역시에 개원하고 있는 동물병원 1,910개소 중 1,273개(66.65%)의 동물병원이 1인 동물병원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수도권, 광역시에서 개원하고 있는 2명 중 1명의 수의사가 1인 동물병원을 개원하고 있다는 의미이다.

임상 수의사들 대부분은 수의과대학 졸업 후 동물병원에서 몇 년간 임상 실력을 쌓은 후 개원을 한다. 수의과대학 6년을 마친 후 4년 이상을 페이닥터로 근무하게 되면 10년을 공부한 것이다. 그러나 페이닥터를 마친 후 개원을 해도 자리를 잡기는 어렵다는 것이 많은 수의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행정안전부가 발표한 동물병원 현황에 따르면 폐업한 동물병원의 대부분이 3년 이내로 나타났을 정도로 개원 초기에 성공 여부가 판가름 나고 있다.


최선의 치료법 제시

1인 동물병원은 예방접종과 중성화수술, 슬개골수술, 외이염치료 등의 다양한 치료와 미용시술이 이뤄지고 있다. 치료와 서비스, 상품 판매 등이 한 곳에서 이뤄지다 보니 수의사 만큼이나 직원들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보호자에게 얼마나 믿음을 주느냐에 달려 있다. 개원한 수의사들 대부분은 보호자 설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동물병원에서 아르바이트를 했다는 K수의과대생은 “임상수의사는 화술과 의술이 필요한데, 그 중에서 화술이 미치는 비중이 정말 크다”라며 “보호자를 상대로 충분한 치료의 당위성을 납득시키고 보다 좋은 환경에서 치료 받을 수 있게 설득을 잘 할 수 있다면 개원하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수의사는 아픈 곳을 직접적으로 표현하지 못하는 동물을 치료하면서 보호자들을 상대하는 만큼 동물의 상태를 설명하고 알려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수밖에 없다. 

1인 동물병원으로 대형 동물병원 못지않은 진료 건수와 수술 건수를 자랑하고 있는 분당의 굿모닝펫동물병원 유희진 실장은 “치료 방법이 여러 가지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여러 치료 방법들을 설명한 후에 내 아이라면 이렇게 하겠다’라고 제시를 한다”라며 “그러면 많은 보호자들이 따라 준다”라고 밝혔다.

여러 치료방법을 소개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중에서 가장 최선의 선택지가 무엇인지 알려준다는 것이다. 보호자의 입장에서 환자 치료에 무엇이 가장 베스트인지를 설명하고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쉬운 일은 아니다.


꾸준한 소통

보호자에게 믿음을 주는 가장 좋은 방법은 꾸준하게 소통을 하는 것이다. 시술 전 치료 방법에 대해 환자와 소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술후에도 환자의 상태를 명확하게 설명하는 등 보호자와 꾸준히 소통을 하는 것이 좋다. 이를 위해서는 정기검진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유 실장은 “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하게 되었고, 그 중에 검진이 있어 정기적인 검사를 넣게 되었다”라고 밝혔다. 

굿모닝펫동물병원은 올 해의 건강검진 예약이 1월에 마감이 될 정도로 보호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건강검진은 정기적으로 환자와 소통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어 1인 동물병원에서 활용하기 쉬운 홍보 수단이 될 수 있다. 건강검진을 통해 비만 동물은 병원에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도울 수도 있다. 수의사가 해당 동물의 운동량을 제시한 후에 매일 정해진 운동량을 지켰는지 체크를 하면서 확인을 한다면 동물병원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것이다.

특히 노령동물일수록 정기 건강검진이 중요하다. 건강검진을 한 뒤 질환이 발견되면 이에 맞는 치료를 적기에 해야 하지만 건강검진을 제대로 하지 않고 치료를 하게 되면 부작용이 나타날 수도 있다. 환자 관리에도 필요하지만 환자를 지키기 위해서도 정기검진은 필수다.


물건셀렉도 중요

매출 비중은 크지 않지만 동물병원을 찾는 보호자들의 관심이 많은 반려동물 관련 제품의 전시도 중요하다. 대부분의 동물병원들이 사료와 영양제를 필수 품목으로 간식, 용품 등을 구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수 동물 진료가 많은 동물병원에서는 특수 동물을 위한 사료를 필수적으로 구비하기도 한다.

유희진 실장은 “다른 동물병원에서 물건을 어떻게 선택하는지를 궁금하게 생각하는데, 저희는 내 아이가 쓸 것만 사서 구비를 해 놓는다”라며 “판매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용하기 위해 구비해 놓아 보호자들이 물어보면 사용자 입장에서 설명을 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수의사나 동물병원 내의 직원이 전시된 제품에 대해 알고 있어야 보호자에게 설명이 가능하다. 좋은 제품만큼 중요한 것이 제품에 대해 제대로 이해하는 것이다.

한때 피부과에서도 병원 화장품을 전시 판매하기도 했다. 아토피나 피부염 등 피부 질환을 가진 환자들은 일반 화장품을 사용하지 못해 피부과를 찾아 전용 화장품을 구매했다.

그러나 피부과 진료가 치료 중심에서 레이저와 미용 시술 등으로 바뀌면서 피부과 전문 화장품은 거의 사라졌다. 환자의 형태에 따라 동물병원 내 전시 상품도 언제든 바뀔 수 있지만 중요한 것은 환자 입장에서 구매하고 판매하는 것이다.


1인 동물병원 살아남기

“작은 동물병원들은 진료가 한 케이스도 없는 날이 부지기수다. 사람이 아프면 명의를 찾아가지만 반려동물이 아프면 대부분의 보호자들은 싼 병원을 찾아간다” 모 수의사가 커뮤니티에 올린 글이다.

전국 동물병원의 절반은 1인의 수의사가 개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동물병원이 혼자 경영하는 곳이지만 개원을 유지하기는 쉽지 않다. 의과와 치과, 한의원은 국민건강보험으로 1인 병원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보조를 해주고 있다. 그러나 비급여인 동물병원은 경기에 영향을 더 받을 수밖에 없다.

반려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동물병원이 우선 살아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동물의 진료비를 지원할 수 있는 사업을 더 많이 확대해야 한다. 중성화수술과 예방접종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 보험료 지원 등의 실질적인 사업이 필요하다. 매월 동물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는 보호자에게 보험료를 지원하고 의무적으로 가입하게 하면 아픈 반려동물들이 적극적으로 진료를 받을 수 있다. 정부와 지자체의 동물 사업 확대가 절실한 시점이다.

                                                                                                                 안혜숙기자 ivetclin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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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1주년 특집 ➋ 1인 동물병원, 보호자와의 소통이 중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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