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6(목)
 

한번 촬영으로 질병 예측

입원환자도 관리하는 AI병원

 

인공 지능(AI)이 의료계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AI가 병원의 진단 장비인 엑스레이, CT, MRI 등의 영상 자료를 기반으로 질병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실시간으로 차트를 기록해서 정리한다. 수술 전에는 환자의 해부학적 구조를 분석해 3D모델링으로 출력하거나 메타버스상에서 구현할 수 있다. AI가 현재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모습이다. 이전까지 의사 개인 역량이나 숙련도에 의존해서 환자를 진단을 했다면 최근 에는 AI를 이용해 의료인이 빠르게 진단하고 오진률을 낮추있다. 

특히 정부 주도로 개발된 국내 1호 인공지능 의료 소프트웨어 ‘닥터앤서’는 환자 진단에 있어 정확도를 높이는 AI로 주목을 받고 있다.

 

AI 우울증, 고혈압 진단까지 가능

닥터앤서는 CT나 MRI 등으로 촬영된 영상을 기반으로 8대 질환의 예측·진단을 지원하는 21개 인공지능 SW로 구성돼 있다. 단일 컨소시엄으로는 최대 규모인 26개 병원과 ICT/SW 기업 22곳이 참여했다. 그 결과 진단 시간 단축은 물론 질병의 정량적 예측을 통해 예방치료가 가능해졌다.

 

닥터앤서가 소아희귀질환을 진단하는 데는 평균 15분에 그치며, 치매는 1분이면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심·뇌혈관질환의 심장 CT 판독시간은 2분이며, 심장질환 발병에 대한 정량적 예측도 할 수 있다. 

대장암은 진단의 정확도를 92%까지 끌어 올려 정확도를 높였다. 한국인에 최적화된 진단 예측이 가능해진 유방암 진단 분야는 관련 S/W가 해외로 수출되고 있을 정도로 진단분야에 있어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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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환 정도 수치로 표시

AI를 기반으로 영상 진단의 정확도를 높인 SW는 현재 국내 10여 업체가 판매하고 있다.

루닛은 폐결절, 폐경화, 기흉 등 10가지 흉부를 진단하는 S/W개발 및 판매 업체다. 촬영된 엑스레이영상을 AI가 분석해 질환의 의심 부위와 의심 정도를 97~99%의 정확도로 찾아낼 수 있다. 

유방암도 암이 의심되는 부위를 96%의 정확도로 검출하고 의심 위치와 정도를 수치로 표시해 준다.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환자의 골연령을 판독하는업체 뷰노도 있다. 

 

뷰노는 X-ray를 이용해 환자의 골연령을 시각화한 프로그램과 알츠하이머, 퇴행성 뇌질환 등의 진단을 보조하는 S/W를 판매하고 있다. 뇌 영상을 분석해 알츠하이머 치매를 비롯한 퇴행성 뇌질환의 진단을 보조한다. 폐 촬영에서는 폐암과 결핵, 폐렴 등의 주요 폐질환을 32초 내로 분석해서 정상과 비정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다.

 

코어라인소프트도 인공지능을 통해 폐결절을 분석해 신속한 폐암 검진을 보조하는 S/W를 판매하고 있다. 만성폐질환, 광동맥석회화, 폐질환, 뇌혈관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병변 위치와 분포를 세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섬유화 영역(fibrotic ILA)과 비섬유화 영역(Non-Fibrotic ILA)을 구분해 Fleischner society에서 제안한 가이드라인 결과를 제공받을 수 있다.

 

SK C&C는 AI 알고리즘 기반 뇌출혈 진단 솔루션을 선보였다. 현재 뇌출혈 진단은 CT검사로 활용되고 있으나 신호대 잡음(signal to noise), 신호 감쇠(signal attenuation), 아티팩트(artifact) 등이 병변을 진단하는데 영향을 주고 있다. 

뇌출혈 진단 솔루션은 CT영상을 수 초 내로 분석해 97% 이상 정확도로 출혈 위치와 이상 여부를 의료진에게 바로 알려주는 서비스다. 신경두경부 영상의학 전문의 수준으로 판독할 수 있을 정도로 정확도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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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과 환자 정확한 판독 보조

안과 영역에서는 메디웨일의 AI 소프트웨어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메디웨일의 AI딥러닝은 눈 영상 하나로 키와 몸무게, 나이, 비만도 등 신체 정보는 물론 고혈압과 신장질환 근감소 등의 질별 유무까지 예측할 수 있다. 

동공을 통해 보이는 시신경이 뇌혈관과 연결돼 있으며 안동맥과 정맥이 전신 혈관을 확인할 수 있는 지표가 된다. AI모델에 여러 이미지를 넣어 학습시킨 결과 나이와 성별, 질환까지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안과 영상을 통해서 망막 질환 진단에 필수적인 주요 12가지 비정상 정보도 얻을 수 있으며, 시신경 유두 및 황반 위치를 자동 감지해 8가지 안저영역을 표시해 준다.

 

 AI가 안과 전문의들이 3중 판독한 안저 이미지 수십 만 장을 학습해, 안저 영상에서 비정상 소견(abnormality)을 탐지해 판독의의 진단을 보조하고 있는 것. 메디웨일의 프로그램은 강남의 B안과에서 적용되고 있다. B안과는 촬영된 영상을 통해 근시와 난시, 각막 두께 등의 검사를 분석해서 개인에 맞춘 시력교정술을 제공하고 있다. 

AI가 시술 후의 예상 시력을 알려주며, 렌즈삽입술에서는 렌즈의 크기와 위치까지 계산해주고 있다. AI와 접목한 의학이 머지 않은 시기에 개원가에서 활발하게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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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술결과 보여주는 AI덴탈 솔루션

치과분야는 AI 발전 속도가 느린 편이다. 정부 주도로 이뤄진 AI 의료 사업에 치과 분야는 제외돼 있어 병원과 기업의 참여가 적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체를 중심으로 조금씩 성과가 나오고 있다. 국내에서는 이마고웍스가 인상채득 과정을 없앤 S/W를 개발했다. 

치과 CT로 얻은 데이터를 인공지능이 3차원 모델로 자동 처리해 환자의 구강 구조와 신경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이 영상을 통해 크라운과 임플란트 등의 시술 전 환자의 치아 형태와 교합에 맞게 시술할 수 있다. 또한 해당 영상을 기공사에게 보내면 환자의 구강데이터를 기반으로 보철물을 디자인할 수 있으며, 치기공사는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3차원 프린터나 밀링가공기를 사용해 보철물을 즉시 제작할 수 있다.

 

교정분야에서도 ‘웹 기반 인공지능 치아교정 및 양악수술 진단분석 솔루션’이 개발되고 있다. 프로그램에 영상을 업로드하면 인공지능 모델이 해부학적 계측점을 자동으로 탐지해 이를 기반으로 교정에 필요한 결과보고서를 보여줘 환자 진단과 시술에 사용할 수 있다. 시술 후에는 인공지능 기반 방사선사진 자동중첩기능을 통해 교정치료가 잘 진행되고 있는지 또는

치료 종료 이후 교정치료가 잘 되었는지를 임상의가 쉽게 평가할 수 있다.

 

입원 환자 관리하는 AI

병원에서 가장 많은 인력을 필요로 하는 응급환자와 입원환자를 위한 AI 연구는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미국에서 사용되는 패혈증 감시(Sepsis Watch) 어플리케이션은 응급실을 찾는 모든 환자를 모니터링 할 수 있다. 환자가 높은 체온과 심박수, 호흡수등 전신 염증 반응을 보이거나, 내부 장기 손상이 확인된 경우, 패혈증 기준을 충족하는 것으로 앱에 표시된다. 이를 통해 의료인이 즉각적으로 처치를 할 수 있다. 앱은 패혈증 기준에 따라 높음, 중간, 낮음 등을 색상으로 구분한다. 5분 마다 환자의 상태가 업데이트되며 만약 환자의 상태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 최대 12시간 전에 예측해서 알려주는 사전 경보 모니터(Advance Alert Monitor)를 할 수 있다.

 

한림대성심병원에서는 AI예측 프로그램을 통해 입원 환자들이 기다리지 않고 최적의 병상을 배정받고 있다. 중환자 의료지원에 최적화된 프로그램은 병원의 통합 간병서비스, 내원 일수, 담당교수의 회진 동선 등의 50여 가지가 넘은 세분화된 기준을 적용해 병상을 배정한다. 환자의 정보를 넣으면 단 몇 초만에 입원환자 정보를 얻을 수 있어 입퇴원 환자 및 검사 대기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는 뷰노가 입원환자의 활력 징후를 파악해 24시간 이내에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제공하는 S/W를 개발했다. EMR(전자의무기록)에서 환자의 혈압, 맥박, 호흡, 체온 등의 4가지 활력 징후를 수집해 환자의 24시간 이내 심정지 발생 위험도를 0~100점의 점수로 제공해 입원 환자의 모니터링과 사전조치를 도와준다. 뷰노의 환자모니터링기는 신의료기술로 인정받아 병원에서 수가를 받고 있다.

 

암환자 예측도 활발

조직의 형태가 매우 다양해 진단에 어려움이 많았던 암 분야는 AI 도입으로 상당한 변화가 예상된다. A I 기술이 적용된 암 진단 소프트웨어 ‘DeepDXProstate’는 국내 최초로 체외진단용 소프트웨어로 허가를 받았다. 일반적으로 전립선암은 병리과 전문의가 전립선 조직을 염색한 후 현미경으로 직접 관찰·판독해서 진단된다. 

‘DeepDXProstate’는 염색된 조직 이미지만을 분석해 전립선암 조직의 유무를 찾아낸다. 임상시험에서 5년 이상 경력의 병리과 전문의의 판독 결과 대비 98.5% 민감도, 92.9% 특이도를 보였을 정도로 높은 정확도를 자랑하고 있다. 루닛도 AI 바이오마커 ‘루닛 스코프 IO(Lunit SCOPE IO)’를 활용한 연구를 펼치고 있다. 

 

루닛스코프는 100만개 이상의 암 세포 이미지를 학습한 AI를 통해 면역항암제 치료 반응 예측을 위한 PDL1 바이오마커의 종양비율점수(TPS)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분석할 수 있다. PD-L1 바이오마커 발현 정도를 TPS로 보다 정확하게 수치화하고 이를 50% 이상, 1~49%, 0% 등 세 그룹으로 세분화해 객관적인 예측이 가능하다. 

세계암학회에서 루닛 스코프를 활용한 유의미한 연구결과를 발표하며 암 환자 맞춤형 치료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하

고 있다.

 

AI 병원 증가

IBM의 AI의사 왓슨의 실패로 AI의 학습능력은 확인이 됐지만 진실과 거짓을 구별하지 못하는 AI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1세대 AI의사 세대가 저물었다. 그러나 국내에서 정부 주도로 시작된 AI의료 사업이 성공을 보이면서 정부가 다시 닥터앤서 2.0 개발을 시작했다. 

3년전 닥터앤서 참여 병원들이 AI를 임상에 적용하고 있으며, 사업에 참여했던 22개 업체들이 제품개발에 성공하며 세계 무대에 진출하고 있다. 닥터앤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수출됐으며, 루닛은 로슈(Roche) 및 마이크로소프트 애저(MS Azure) 등 글로벌 기업에 유방암 진단 프로그램 등을 판매했다. 짧은 기간에 프로그램 개발은 물론 수출 성과까지 보인 것이다. 또한 AI 프로그램을 적용하는 병원들도 늘었다. 

 

서울대병원, 아산병원, 삼성병원 등이 AI 소프트웨어를 진단에 활용하고 있으며, 개원가에서도 AI를 임상에 적용하고 있다. 2차 정부 주도로 이뤄지고 있는 닥터앤서 2.0 개발 사업은 보다 많은 의료기관들이 참여하면서 AI로 인한 의료계의 변화는 더욱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안혜숙기자 ivetclin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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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 불어오는 AI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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