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5-16(목)
 

스테로이드 없는 피부 치료 증가

 

비판텍,이치논 … 만성피부염 아토피 등 일반의약품

 

스테로이드가 첨가되지 않은 피부 치료제가 환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호르몬 제제를 통칭하는 스테로이드제는 부신피질호르몬을 인공적으로 합성한 약물이다. 부신피질 호르몬이 체내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해 항염증 치료제, 면역억제 치료제 등 다양한 치료에 처방되고 있다. 

감기약이나 염증치료제 뿐만 아니라 탈모 치료에도 스테로이드가 처방될 정도로 많이 사용되는 약물이다.

환자들에게 스테로이드가 팔방미인으로 활용되고 있지만 유독 피부과 환자들의 거부 반응이 심한 것은 장기간 사용되기 때문이다. 감기약이나 눈다래끼약 등 일반적인 약물 치료는 3일에서 7일 이내에 처방이 완료된다. 대부분의 치료는 일정 기간 사용 후에 복용을 중단하지만 피부과 환자들은 피부에 문제가 있을 때마다 스테로이드를 수시로 발라오면서 내성 문제를 겪는 환자가 많아졌다.

 

스테로이드 부작용 중 의인성쿠싱증후군은 다량의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했을 경우 상처 치유의 지연, 감염성질환, 당뇨병, 백내장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피부가 얇아지고, 혈관이 피부 위로 비춰지는 등의 피부 장벽이 약해짐이 초기 부작용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스테로이드 사용으로 심한 경우 화농성 여드름이나 트러블 등으로 번질 수 있어 2주 이상 연속 사용을 금하고 있다.

 

피부과 환자들의 스테로이드에 대한 반감이 심해지면서 최근에최근에는 스테로이드가 함유되지 않은 제품이면서도 피부가려움과 보습에 도움을 주는 약물 사용이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의사 처방이 아니어도 되는 일반의약품 시장만 커지고 있다.

제약사들이 일반의약품으로 출시하는 것은 정부의 리베이트 규제로 인해 의사들에게 직접 약물을 홍보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약물의 위험성이 적은 원료를 사용하는 것도 제약사들이 전문의약품으로 출시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

 

피부염 치료제 ‘비판텐’

스테로이드 성분이 없는 피부염 치료제 ‘비판텐’이 대표적인 일반의약품이다. 피부세포의 재생을 촉진시켜 손상된 피부 장벽의 복구를 증진시키는 프로비타민 B5(덱스판테놀)를 주성분으로 하고 있어 장기간 사용해도 내성에 대한 부작용이 없다. 

 

비판텐은 판토텐산(pantothenic acid)의 구성 성분인 코엔자임A가 피부 내에서 세포 재생에 필요한 섬유아세포 증식과 콜라겐 합성을 촉진해 피부 재생과 보습 효과를 주는 원리이다. 그러나 비판텐도 덱스판테놀이나 라눌린으로 인해 발진이나 간지러움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비판텐.jpg

 

가려움 완화 ‘이치논’

동아제약도 스테로이드제 성분이 없는 피부연고 이치논크림을 일반의약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이치논 크림’은 알란토인, 디펜히드라민, 헤파리노이드, 토코페롤아세테이트로 등의 4가지를 주 성분으로 하며 피부 가려움 완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항히스타민이 포함돼 있어 졸림 유발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피부에 바르는 제제인 만큼 비정상적인 이유로 몸에서 과다하게 분비되는 히스타민을 억제할 뿐 졸림이나 소화기 장애의 부작용이 없다는 주장도 있다. 피부건조증에 많이 사용되고 있다.

 

피부과에서는 항히스테민제제나 스테로이드 등을 꺼리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광선치료, 비타민주사 등 비급여 시술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스테로이드제제를 꺼려하는 환자들은 항응고제 성분도 그리 반겨하지 않아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약물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제약사들이 일반의약품 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약국에서 피부약을 찾는 환자도 늘어나고 있다.

 

흉터 연고도 증가

흉터완화를 위한 일반의약품도 늘어나고 있다.

흉터연고는 실리콘 성분과 헤파린 성분으로 나눈다. 더마틱스울트라, 시카케어 등이 대표적인 실리콘 성분의 제품으로 피부의 보호막을 형성해 울퉁불퉁한 흉터와 켈로이드성 흉터, 제와절개 후 흉터, 수술 후 흉터 등의 사용에 권장된다. 임상부와 수유중인 여성, 소아에도 사용할 정도로 안전한 제품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헤파린과 알란토인계열은 피부에 흡수가 되기 때문에 임산부나 6개월 미만의 소아에게는 사용이 금지 돼 있다. 제품은 노스카나와 벤트락스겔 등이 있으며, 여드름 흉터와 패인흉터, 색소 침착이 우려되는 흉터 등에 권장된다. 피부과 레이저 시술 후 헤파린제제가 함유된 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일반의약품으로 출시된 흉터 연고제가 10여가지에 이를 정도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다.

 

기미치료도 일반의약품

기미치료제 시장도 늘어나고 있다.

1985년 출시된 도미나크림이 일반의약품 기미 치료 시장에서 1위를 지켜온 가운데 최근에는 멜라노사크림(동아제약), 라비퀸크림(동성제약), 네오퀸크림(나노팜), 멜라큐크림(동국제약), 하이크라크림(광동제약) 등 다양한 제품이 판매되고 있다.

 

의사 처방으로 이뤄지는 전문의약품 기미치료제가 하이드로퀴논(Hydroquinone), 스테로이드, 레티노이드 등의 3가지 성분이 주를 이루고 있는 반면 일반의약품은 스테로이드를 없애고 나머지 성분의 함량을 낮춘 제품들이 대부분이다.

일반의약품 기미치료제는 멜라닌색소의 생성을 억제하는 '하이드로퀴논' 성분이 주로 사용된다. 멜라닌세포가 피부의 기저층에 존재하는데, 하이드로퀴논성분이 멜라닌 소체를 피부 표면으로 올려보낸 후 탈락시키는 원리이다. 한꺼번에 효과를 보기는 어려워 1개월 이상 꾸준히 사용해야 한다.

반면 하이드로퀴논을 장기간 사용하면 피부의 진피 결합조직에 아미노산 대사물 중 하나인 호모겐티스산을 침착시키는 조직 갈변증을 일으킬 수 있어 용법과 용량을 정확히 지키는 것이 중요하다.

 

이처럼 피부과 환자들을 위한 일반의약품 시장이 커지면서 피부과에서는 전문의약품을 처방하기 보다는 약물을 이용해 환자의 상태를 완화시킨 후에 주사제, 레이저치료 등을 병행한 시술이 늘어나고 있다. 미백효과가 높은 비타민C나 트라넷사민산(tranexamic acid) 등의 성분을 색소 치료 환자에게 적용하고 있는 것. 그러나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를 꺼리는 환자들이 늘어나면서 피부과 의사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안혜숙기자 ivetclinic@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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